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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간의 악행에 대한 하느님의 단죄와 심판, 그리고 회복과 구원!

7월18일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미카 예언서는 12 소 예언서 가운데 하나입니다. 소 예언서의 예언자라고 해서 이사야나 예레미야처럼 대 예언서의 예언자들보다 덜 중요하거나 덜 위대하다는 것을 결코 아닙니다.

소예언서란 칭호는 예언서의 길이가 짧다는 것 이상의 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열두 소 예언자들의 활동 시기는 기원전 8세기부터 5세기 사이 300여년간입니다.

미카 예언자는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35킬로미터 떨어진 모레셋이라는 시골 출신 예언자였습니다. 남왕국에서 활동한 예언자로 유다 임금 요탐, 아하즈, 히즈키야에 걸쳐 활동했습니다.

미카 예언자는 시골 출신 예언자답게 서민 편에서, 서민의 관점에서 하느님의 메시지를 백성들에게 전달했습니다. 활동 장소도 왕궁이나 성전보다는 서민들이 많이 왕래하는 시장이나 도심 거리였습니다.

미카 예언자의 메시지는 궁극적으로 힘과 권위를 향유했던 예루살렘의 고관대작들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지배 세력들이 주님께서 세워주신 규정들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사욕만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그들의 악행을 신랄하게 고발했습니다.

미카 예언자는 왕과 지도자들이 가난한 백성들을 재물로 삼아 그들의 피로 예루살렘을 세우고 있다고 고발하였습니다. 예언자들과 사제들은 자신의 직분을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러한 악행들과 죄악들은 주로 고대 근동의 주변 민족들이 채택한 왕정 제도에 기인한 것이었습니다. 고대 근동의 절대 군주들은 자신을 신격화하거나 자신이 왕으로 선택된 것을 주님의 뜻으로 돌리면서, 자신에게 부여된 왕권을 특권으로 여겼을 뿐, 봉사나 섬김의 직무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은 왕을 비롯한 주변 소수 특권층을 위한 강제 노역에 동원되었고, 그 정도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이집트에서의 강제 노역에서 해방되면서 ‘이제는 삶이 좀 나아지겠지?’ 기대했었는데, 웬걸! 가나안 땅에 정착하고 나서, 왕정 제도가 자리잡으면서 그 정도는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임금들은 앞다투어 자신의 임기내 웅장하고 화려한 성전을 짓기 위해 발버둥쳤습니다. 그들은 성전을 봉헌하고 경신례를 성대하게 봉헌하기만 하면 주님의 축복이 자동적으로 뒤따르리라 착각했습니다. 고대 근동의 풍산신(豐産神)들은 왕정 제도의 폐습을 정당화시켰습니다. 이런 그릇된 풍조를 거슬러 미카 예언자는 외친 것입니다.

“주님은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십니다! 오늘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 평등과 정의입니다. 여러분들이 끝끝내 회개하지 않으면 주님의 진노를 피할 길 없을 것입니다. 악행과 오만의 끝은 멸망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지난 악행을 크게 뉘우치고 지금이라도 주님께로 돌아선다면, 그분께서는 여러분들을 죽음의 어둠 속에 버려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보라, 내가 이 족속을 거슬러 재앙을 내리려고 하니, 너희는 거기에서, 목을 빼내지 못하고, 으스대며 걷지도 못하리라. 재앙의 때이기 때문이다. 그날에 너희는 사람들이 너희를 두고서, 조롱의 노래를 부르고, 너희는 서럽게 애가를 읊으리라.”(미카 2장 3~4절)

미카 예언서를 읽고 묵상하다보니 하나의 사이클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악행에 대한 하느님의 단죄와 심판, 그리고 회복과 구원! 주님께서는 공정하시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비하신 분입니다. 그분은 악인의 죄를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반드시 따지시지만, 결국 인간이 회개하고 당신께로 돌아와 구원받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