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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천천히 주님의 기도를

6월18일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너무 바빠 기도할 틈이 없는 우리에게, 너무 어려워 기도하기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아주 좋은 해결책 하나를 제시해주셨습니다.

“그 어떤 책보다도 훌륭한 주님의 기도를 정성스런 마음으로 겸손한 자세로 묵상한다면 다른 책이 아쉽지 않을 것입니다.” 매일 적어도 두 세 번씩은 바치는 가장 기본적이 기도를 조금 천천히 그리고 음미하며 바치라는 것입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맛보듯 음미하면서 달콤하고도 행복한 주님의 기도 세계로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기도는 정말이지 풍요롭고 가치가 있습니다. 그 안에는 수많은 보화가 담겨 있을 뿐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삶의 지침이 거기 다 들어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 들어있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이웃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간단명료한 지침들도 들어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그 크신 하느님을 나같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감히 아버지라고 부르다니 얼마나 송구스러운지,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혈육으로 맺어진 지상의 아버지도 계시지만 천상에도 저리 든든하고 완벽한 아버지가 계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 바라오니 오늘 하루 동안 제가 아버지의 이름에 누가 되는 일을 하지 않게 하여주십시오.
부디 아버지의 얼굴에 먹칠하는 사람이 되지 않게 도와주십시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다른 어떤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내가 아버지 나라 건설을 위한 선구자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오늘 내가 몸담고 있는 바로 이 자리에 사랑과 나눔으로 충만한 아버지의 나라를 완성하게 노력하겠습니다. 우리가 건설할 아버지의 나라는 어느 다른 하늘 아래가 아니라 바로 내가 소속된 이 공동체,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십시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아버지, 돌아보니 참으로 송구합니다. 그간 줄기차게 내 의지만 관철시키려고 기를 썼지 아버지의 뜻은 염두에도 없었습니다. 내 성공, 내 의지, 내 계획도 중요하지만 아버지의 뜻을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겠습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아버지의 품을 떠나서, 아버지의 손길을 벗어나서 산다는 것, 세속적이고 인간적이고 육적으로만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를 이제야 조금 깨닫습니다. 아버지, 오늘 하루 제게 필요한 양식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필요한 것은 영혼의 양식입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자비하신 아버지, 돌아보니 머리칼보다 많은 죄 속에 살아왔습니다. 진심으로 아버지께 용서를 청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께 용서를 청하기에 앞서 제게 잘못한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겠습니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버지,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유혹거리들이 저희를 끌어당기는지 모릅니다. 너무나도 쉽게 허물어지고 마는 저희입니다.

그 모든 유혹에 당당히 맞서는 가장 좋은 길은 제가 지속적으로 아버지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