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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네 인간 존재라는 것 ‘밤에 우는 갓난아기’와 같습니다!

5월17일 [부활 제6주일]

우리 모두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하늘 아래 펼쳐지는 세상만사 모든 것은 유한하며 속절없습니다.
이 한 세상 살아가는 내내 뭔가 특별한 것을 기대하지만 특별할 것도 없습니다.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끝도 없이 지루하게 반복되며, 언젠가 맞이하게 될 끝은 너무나도 허망하고 부질없습니다.

한때 목숨바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던 가치나 이데올로기도, 영원불변할 것 같았던 불같은 사랑도, 매력적이고 찬란하게만 비춰지던 선망의 대상들도, 지극히 한시적입니다.
다 지나갑니다. 다 떠나갑니다.
다 우리 눈앞에서 사라집니다.
인간적인 것들, 세상적인 가치들이 공통적으로 지니는 특징인가 봅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그토록 추구하고 목말라하는 영원성, 불변성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요한 복음 14장 16~17절)

10년, 30년, 50년이 아닙니다. ‘영원히!’입니다.
예수님 당신은 곧 떠나가시지만 당신과 하나이신 분, 당신과 일심동체이신 분, 보호자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주실 터인데, 그분께서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실 것임을 선포하십니다.

우리네 인간 존재라는 것 ‘밤에 우는 갓난아기’와 같습니다.
말도 할 줄 모르고 그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우는 것뿐인 갓난아기와 같습니다.

어찌할 바 몰라 마냥 울고 있는 우리를 위해, 때로 어머니처럼 우리 곁에 앉아 계시며, 우리를 내려다보시며, 우리를 보살펴주시며, 우리를 양육해주시는 분이 바로 보호자 성령이십니다.

하느님 아버지를 대신해서 우리를 도와주시고 지켜주시기 위해 파견되신 분, 곧 진리의 성령이십니다.

누차 강조하신 바지만 조만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떠나실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또 다른 현존 방식으로 제자들 안에 사실 것입니다.
당신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거룩한 성찬례 속에서 영원히 살아계실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보내실 성령의 도움으로 인해 제자들은 곧 영적인 눈을 뜨게 될 것이고,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진리를 자신들 삶의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 사이에 머무시는 동안에 제자들은 아무래도 스승님께 의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분께서 떠나신 후에는 또 다른 삶의 방식을 터득해야 마땅합니다.

제자들은 스스로 서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고, 제자들끼리 더 사랑하고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무엇에 앞서 예수님을 떠나보냄으로써 또 다른 예수님이자, 예수님의 분신과도 같은 성령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뿐만 아니라 또 다른 특별한 선물을 주실 것인데, 그것은 평화입니다.
그분이 주실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전적으로 다릅니다.

로마 제국은 군사력으로 평화를 가져왔지만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각자가 충만하게 살고, 서로 사랑함으로써 함께 성장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는 은혜로운 삶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