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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힘내십시오! 끝까지 포기하지 마십시오! 한 걸음만 더 앞으로 나아가보십시오!

5월14일 [성 마티아 사도 축일/부활 제5주간 목요일]

주변을 살펴보면 참으로 어렵게 살아가시는 분들이 넘쳐납니다. ‘빛좋은 개살구’라고, 바야흐로 국민 소득 삼만불 시대라지만, 내게는 조금도 해당되지 않는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집니다.

티브이만 켜면 금수저·다이아몬드 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분들의 럭셔리한 생활상이 오늘의 내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 더욱 큰 참담함을 느낍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조금 뒤쳐졌다는 이유로,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조금 특별하다는 이유로, 조금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주류사회로터 멀리 동떨어져 외롭게 살아가시는 분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냉정한 세상과 몰지각한 인간들로부터 씻을수 없는 상처를 받고, 그저 홀로 묵묵히 감내하는 분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갑작스레 다가온 심각한 병고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갑작스런 사별 앞에서 힘겨워하는 분들의 고통과 상실감은 또 얼마나 큰 것인지요? 그 어떤 인간적 위로의 말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한번 헤어나보려고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여의치가 않습니다.

다행히도 우리 주님이 계십니다. 세상과 인간으로 부터 깊은 상처를 받고, 그 어디에도, 그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분들께서 언제든지 찾아가, 마음껏 털어놓고, 때로 부르짖고 외칠 수 있는 대상, 좋으신 우리 주님이 계시고, 매달릴 수 있는 우리 어머니, 성모님께서 계신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하루 하루가 전쟁터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위를 걸어가고 있는 한 형제께서, 그나마 주님 앞으로, 성체 앞으로 나아가셔서, 잠시나마 위로를 받고 마음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고 참 기뻤습니다.

진심으로 칭찬해드렸습니다. “정말 훌륭하십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주님께서 형제의 슬픔을 함께 느끼고 계시고, 형제가 흘리는 눈물을 보시고 함께 눈물 흘리고 계실 것입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헤어날 수 없는 올가미 같은 상황 앞에서, 꼬이고 꼬인 복잡한 인생사 앞에서 우리는 너무 쉽게 답이 없다고 단정합니다.
이제 끝인가 보다 하고 포기합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정답은 있습니다. 그 정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리 주님의 크신 사랑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보잘것 없고 비참한 내 인생사 안에 주님께서 현존하심을 굳게 믿는 것입니다. 주님께 도움의 손길을 청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시계를 꺼버리고 주님의 시계를 작동시키는 것입니다. 주님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요한 복음 15장 9~10절)

우리 주 예수님께서도 그 극심한 십자가 죽음을 몸소 겪으셔야 했지만, 아버지께 대한 굳건한 신앙과 사랑으로 그 모진 고통을 이겨내셨습니다.

그분 머릿 속에는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다. 사랑이신 아버지께서는 절대로 나를 버리지 않으실 것이다.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이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결국 사랑은 죽음조차 이겨내게 한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이 세상 살아가면서 우리가 겪게 되는 견딜 수 없는 수모와 상처가 다가올 때마다, 사방이 가로막힌 막다른 길 앞에 설 때마다, 우리를 향한 주님의 극진한 사랑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우리 교회는 상처입은 어린 새 같은 수많은 영혼들을 위로하고 지지하고 격려하기 위한 노력에 더 매진해야 겠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고, 한걸음만 더 앞으로 나아가 보라고, 힘내라고, 기도하겠노라고, 함께 길을 걷겠노라고 외쳐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