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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선한 영과 악령을 구분하고자 노력하는 식별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1월27일 [연중 제3주간 월요일]

유대인들의 사상 안에 베엘제불(Beelzebul)은 ‘악령들의 두목’을 의미합니다. 히브리어로는 복합명사 바알제불(Ba’al Zebul)인데, 이는 집주인(lord of the dewlling)이라는 뜻입니다.

악의 원천이 되는 존재로 악의 중심, 악령들의 대부 역할을 하는 ‘대마귀’(大魔鬼)라고 보시면 맞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루살렘에서 파견되어온 율법학자들이 참으로 해서는 안될 말을 예수님을 향해 던지고 있습니다.

“예수는 베엘제불이 들렸다. 예수는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쫒아낸다.”(마르코 복음 3장 22절)

해도해도 너무한 말, 어처구니없고 얼토당토 안한 말 앞에 예수님께서는 정말이지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자신들을 베엘제불로부터 구원해주기 위해 이 땅에 내려오신 당신을 향해,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백번 천번 감사해야 마땅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을 향해 베엘제불이 들렸고, 마귀 우두머리와 협력하여 마귀들을 쫒아낸다는 루머를 퍼뜨리니, 뭐라 할말을 잃고 마셨습니다.

율법학자들은 자신들이 퍼트린 악의에 찬 가짜 뉴스가 얼마나 큰 잘못인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십니까? 이 땅에 내려오신 하느님이십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향해 마귀의 두목이라고 하니, 이보다 더 큰 신성모독이 어디 있겠습니까?

성령의 인도로 이 땅에 오셨고, 성령으로 충만하시며, 성령의 힘으로 악령을 쫓아내고 계신 예수님께 사탄의 하수인이라고 하니, 이보다 더 큰 성령 모독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율법학자들이 유포하고 있는 가짜 뉴스의 심각성과 폐해를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께서는 아주 강한 어조로 조기 진화에 나서십니다.

그들이 엉뚱한 말을 계속할 때, 당신의 어린 양떼들이 받게 될 악영향이 심각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매이게 된다.”(마르코 복음 3장 29절)

사실 예수님 가르침들 가운데 중요한 주제가 죄의 용서였습니다. 악의 길에서 돌아서서 아버지께로 돌아서기만 하면, 겸손하게 용서를 청하며 새 삶을 다짐하면, 그 어떤 무거운 죄라 할지라도 용서해 주신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유독 성령 모독죄에 대해서는 아주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계십니다. 바리사이들이 오늘 저지른 죄가 성령 모독죄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그들은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을 끝끝내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분에게 베엘제불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씌웠습니다.

대놓고 하느님을 모욕하는 사람들, 끝끝내 하느님께로 돌아서기를 거부하는 사람들, 하느님을 정면으로 저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예수님께서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을 구원에서 배제시키니,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없는지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그런 분들 리스트를 한번 작성해봐야겠습니다.

끝까지 예수님을 거부하는 사람들, 틈만 나면 하느님을 조롱하고 욕되게 하는 사람들, 하느님을 시험하고 욕되게 하는 사람들, 그들은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매이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그들이 회개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또 구체적인 노력을 계속해야겠습니다. 요즘 주변을 살펴보니 여기저기 베엘제불들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 시대 또 다른 대마귀들이요 악령들입니다. 그들은 교묘하게 위장하고 등장해 어린 양떼를 현혹시킵니다.

그들에게 있어 양떼는 섬김의 대상이나 사목의 대상이 절대 아닙니다. 먹잇감이요 욕구충족의 대상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분위기는 비슷합니다. 거짓 목자들은 가짜 뉴스를 진짜인양 목숨걸고 퍼뜨리고 있습니다.

목자로서의 가장 기본인 인성이나 품위, 겸손의 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천박한 언행과 기이한 억지논리로 양떼를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 가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베엘제불입니다.

선한 영과 악령을 구분하고자 노력하는 식별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더 눈을 크게 떠야겠습니다. 거짓 목자에게 현혹되지 않도록 유의해야겠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있습니다. 나름 열심한 가톨릭 신자들이 가짜 뉴스에 현혹되어 불행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짓 매국 언론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야겠습니다. 홀로 식별이 어려울 때는, 엉뚱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가톨릭 교회 목자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