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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림동 지회 , 전국 공개

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 년이 한 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 마디로 느낌표 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 질 뿐입니다
눈감기고 귀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 길 막돌맹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맙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신이 느껴집니다
가장 초라해서 가장 고독한 가슴에는
마지막 낙조같이 출렁이는 감동으로
거룩하신 신의 이름이 절로 담겨집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갑자기 철이 들어버립니다
일년치의 나이를 한꺼번에 다먹어져
말소리는 나직나직 발걸음은 조심조심
저절로 철이들어 늙을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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