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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리스도 수난의 이야기 인간 수난의 이야기 신도네 출간

그리스도 수난의 이야기 인간 수난의 이야기 신도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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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장례에 사용된 아마포 이야기, 신도네

“신도네는 상처 입은 예수님의 얼굴과 몸을 향하도록 우리를 이끕니다. 동시에 정의롭지 않게 고통과 박해를 당하는 세상 모든 이들의 얼굴을 향하도록 부추깁니다. 우리 마음에다 이야기 하고, 갈바리오 산을 오르게 하며, 십자가를 바라보게 하고, 사랑의 웅변적인 침묵 속으로 잠겨 기도하게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2015년 6월 21일) 지난 4월 19일부터 6월 24일까지, 이탈리아 토리노에는 2백만 명이 넘는 순례객들로 큰 성황을 이뤘다. 토리노 출신으로 청소년의 아버지요 위대한 교육자 성 요한 보스코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일반 대중에게 현시하는 토리노대성당의 아마포, ‘신도네’를 경배하려는 순례객들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이때를 맞춰 토리노를 순례하시며 신도네 앞에서 깊은 침묵에 잠겨 기도를 드렸다.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이 예수님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아마포를 준비했다. 몰약과 침향을 바르고 아마포로 감싼 다음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 바위를 깎아 만든 새 무덤에 예수님의 시신을 모셨다. 그러고 부활절 이른 새벽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 곳에 개켜져 있었다. 그제야 먼저 무덤에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요한 20,6-8)

여기서부터 신도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의 저자 가에타노 콤프리 신부는 이탈리아 출신 살레시오회원으로 1950년부터 신도네에 매료되어 그 연구에 일생을 바친 신도네 선교사다. 그는 신도네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집필했는데, 금년 5월 그 결정판으로 ‘이것이 신도네다(Questa è la Sindone)’라는 책을 냈고,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여 ‘자비의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소개한다. 작가의 말처럼 신도네가 예수님의 장례에 사용된 진품 아마포인가라는 과학적인 논란이 아직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교회는 그 진위 여부에 천착하기보다는 오히려 신도네가 복음에서 밝히고 있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끄는 신앙의 도우미라는 입장을 지니고 있다. 교회의 많은 성화와 성상 그 자체가 우리 신앙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신앙적 핵심에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신도네에 새겨진 인물의 모습 속에는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영광스런 부활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기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이를 두고 “복음서의 거울이라” 표현했다.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셨다.”(요한 3,16)는 하느님 아버지, 그리고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신”(필리 2,3)

성자 그리스도, 그 두 위격이 공통으로 지니신 ‘자비의 얼굴’이 신도네 안에서 침묵 속에 표현되고 있다. 따라서 눈앞의 이익이나 기술의 진보에만 집착하는 현대인에게 형제들의 고통과 그 원인을 떠올리며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 주는 회개와 실천적 신앙으로 우리의 발길을 인도한다. 보편 교회에 신도네가 널리 알려진 것에 비해 한국 교회에서는 그것을 소개하는 변변한 책자조차 단 한 권도 없을 정도로 비교적 생소한 편이다. 우리 신앙의 요체인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은 변함없이 성경에서 찾고 연구하고 묵상해야 할 것이기에, 그 외의 것들에 대한 경계의 시선이 신도네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는 것을 제한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성상이나 성화 등을 대하는 우리 교회의 성숙한 신앙적 인식에 비춰, 신도네 역시 복음을 반영하는 거울로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더 깊이 묵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렇기에 신도네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을 곁들여 폭넓게 종합적으로 소개하며, 풍부한 사진과 그림으로 예수님 수난의 상황과 함께 신도네에 새겨진 진실의 비밀을 세세히 벗겨 주는 책 「자비의 얼굴」이 독자들의 신앙 성숙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오 주님, 자신의 십자가 무게에 억눌리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사람들 안에서, 일그러진 얼굴, 고통스러운 육신 속에서 오늘 제가 당신을 뵈옵게 하소서. 오 주님, 형제 자매들의 얼굴 속에서 드러나고 또 감춰진 당신의 얼굴을 찾아 묵상하게 하소서. 오 주님, 저로 하여금 우리 시대의 사람들에게 당신을 증거하는 당신의 이콘이요 신도네가 되게 하소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신도네 경배 기도 – 『자비의 얼굴』 가에타노 콤프리 지음/ 박민숙 옮김 돈보스코미디어/ 1만 3000원/ 국배판 양장/ 112쪽 문의: 828-3536(서정관 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