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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나노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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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노떼

돈보스코 시대 당시부터 오늘날까지 살레시오회 안에서 끊이지 않고 행해져온 특별한 전통이 하나 있는데, 보나노떼(혹은 밤인사, 이태리어로는 보나노떼-Buona notte, 영어로는 Good night)이다. 돈보스코는 보나노떼에 큰 의미를 부여하였다. 살레시오 집에서 절대로 빼먹어서는 안 될 중요하고 특별한 순간으로 간주하였다.

1847년 돈보스코가 길거리 청소년들을 위한 오라토리오를 본격화시키던 무렵이었다. 추적추적 늦가을비가 내리던 어느 늦은 밤, 우산도 없이 비에 흠뻑 젖은 한 소년이 돈보스코를 찾아왔다.

나이는 15세, 그는 토리노시 전체를 돌아다녀봤지만 그 누구도 받아주지 않았다. 돈보스코와 어머니 맘마 말가리타는 추위에 떨고 있는 그 아이를 자신들의 거처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갈아입을 옷을 내주었고, 따뜻한 스프를 끓여주었으며, 그리고 마침내 소박하지만 그의 잠자리를 만들어주면서 그를 기쁜 마음으로 집에 받아들였다.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던 아이의 얼굴이 편안하게 바뀌었다. 안심하는 얼굴로 침대에 누운 아이의 얼굴에 돈보스코와 맘마 마르가리타의 마음도 편안해졌다. 불을 끄기 전에 맘마 마르가리타는 그 옛날 어린 요한(돈보스코의 이름)의 머리맡에서 들려주었던 이야기, 하느님의 선하심과 위대하심, 우리 인간을 향한 극진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막 새로이 가족이 된 아이에게 짤막하게 들려주었다.

이렇게 보나노떼는 돈보스코 어머니 맘마 마르가리타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돈보스코 역시 회고록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발도코 오라토리오에서 저녁마다 이루어지고 있는 보나노떼는 어머니 맘마 마르가리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중한 전통은 모든 살레시오집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이렇게 보나노떼는 어머니 맘마 마르가리타로부터 시작되었고 돈보스코는 이 보나노떼에 교육적인 의미를 부여하였다.

초기 오라토리오에서 돈보스코가 청소년들에게 건네던 보나노떼의 내용은 주로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점차 보나노떼의 내용이 다양화되어갔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아직 우리 오라토리오 안에 작업장이나 학교가 없기 때문에 우리 청소년들은 토리노 시내에 위치한 직정으로 출근하거나 학교를 다닙니다. 토리노 시내에는 아시다시피 도덕적 윤리적으로 유해한 요소들이 많습니다. 오라토리오에서 좋은 교육을 받은 우리 청소년들이지만 그곳에서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오라토리오의 환경과 정 반대되는 비교육적 환경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온 아이들에게 그날 하루를 성찰할 수 있는 몇 가지 생각거리들을 건네주고자 매일 저녁 기도 시간 끝에 간략한 훈화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돈보스코)

돈보스코의 보나노떼의 주류를 이루던 내용들은 하루 동안 오라토리오 안에서 일어났던 일과 관계된 내용들,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간단한 충고, 피해야할 행동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흥미 있는 이야기 거리들, 성인들의 일화, 돈보스코 자신의 체험들 등이었다. 돈보스코의 보나노떼는 단지 그날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하는 것에 멈추지 않았고 그 순간의 분위기와 요구에 꼭 필요한 교육적이고 효과적인 내용들이 선택되었다.

돈보스코는 밤인사를 짧게 하라고 살레시오 회원들에게 당부했다. 2~3분을 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돈보스코는 그 시간을 잘 준수하였을까? 어떤 때 돈보스코도 잘 못 지켰다. 말이라는 것이 하다보면 길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자신이 체험한 여행이나 꿈 이야기를 할 때는 많이 길어졌다. 그러나 돈보스코는 지루라고 장황한 잔소리를 싫어하는 청소년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가급적 재미있고 짧게 보나노떼를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아이들에게 감명을 주는 인상적인 단 하나의 생각을 찾아 몇 마디만 하십시오. 그리고 청소년들이 그 감동 깊고 진실한 마음을 마음 깊이 간직한 채 잠자리에 들게 하십시오.”(돈보스코)

보나노떼는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살레시오 집, 교육 공동체, 수도원에서 계속되고 있다. 보나노떼는 공동체 구성원들을 한 가족으로 묶는 수단, 활발한 소통의 장, 때로 형제적 나눔, 효과적인 교육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보나노떼에서 특별히 요구되는 측면이 다양성이다. 아무리 보나노떼의 주제가 시의적절하고 내용이 알차다고 해도 계속 같은 주제가 반복된다면 듣는 사람은 식상해하고 지루해하기 마련이다. 이런 요구를 잘 꿰뚫고 있었던 돈보스코였기에 그는 보나노떼의 다양화를 위해서 각별히 신경을 쓰곤 했다. 때로 역사 이야기로, 때로 과학적 지식으로, 때로 신앙에 대해, 때로 감동적인 일화로, 때로 교훈적인 이야기로…

돈보스코의 보나노떼는 ‘사랑담긴 작은 강론’이기도 했다. 길고 장황한 강론이 아니라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건네는 자연스런 훈화말씀이었다. 보나노떼는 엄격한 질책의 순간이 아니라 듣는 이로 하여금 평화로운 마음을 느끼게 하는 사랑의 도구였다.

친절한 사랑으로 온몸을 무장한 살레시오 회원의 보나노떼는 청소년들을 하느님 사랑에 빠져들게 만든다. 따라서 보나노떼를 하는 교육자가 반드시 갖춰야할 마음의 자세가 있는데, 그것은 따뜻하고 자상한 아버지의 마음, 부드럽고 감미로운 모성애, 절친한 친구와 주고받는 각별한 우정이다. 보나노떼를 하는 교육자의 얼굴은 당연히 경직되거나 화가 난 얼굴이 아니라 환하게 웃는 얼굴이어야 하며, 목소리 역시 따뜻하고 부드러워야 할 것이다.

돈보스코는 예방교육에 관한 소책자에서 보나노떼는 공동체의 원장이나 그를 대리하는 형제가 하도록 요구하였다. 레뮈엔 신부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공동체의 원장이 매일 보나노떼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공동체 원장을 대리하는 형제, 혹은 공동체 원장이 부탁한 특정한 사람이 보나노떼를 대신 하도록 했다. 살레시오회 전통은 조금 힘들더라도 공동체 원장이 매일 잘 준비된 보나노떼를 하도록 요구한다.

돈보스코는 살아생전 규칙적으로 보나노떼를 했을뿐 아니라 규모가 작은 공동체에서도 보나노떼가 잘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2명이나 3명으로 이루어진 초미니 공동체에서 보나노떼를 지속적으로 잘 실천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3명 중 한 사람이 사목상의 이유로 공동체 저녁시간에 함께 하지 못할 경우, 공동체 원장이 보나노떼를 하러 앞에 나갔을 때, 단 한명의 회원에게 과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2~3인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공동체에서는 저녁식사 후에 식탁에 앉아 회헌 한조, 혹은 적절한 살레시오 서적 한 구절을 읽은 다음 원장이 준비한 짧은 코멘트를 제공하는 방식도 괜찮을 듯 하다. 아무튼 보나노떼는 모든 살레시오 회원들이 어떻게 보다 효과적으로 할 것인가 지속적으로 연구해봐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살레시오 오라토리오가 성공한데는 7가지 비결이 있는데, 그중 6번째가 보나노떼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자상한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말하듯이 좋은 이야기 한 마디를 하는 것입니다. 이 짧은 순간을 이용해서 많은 문제들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돈보스코)

“보나노떼는 부드러운 공동체 분위기 조성, 성공적인 교육과 좋은 학업 분위기, 선행 실천의 열쇠가 됩니다.”(돈보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