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예전에는 험한 밭이나 논을 깊이 갈아엎을 때 겨릿소를 부렸습니다.
겨릿소는 같은 멍에를 메고 쟁기를 끄는 소 두 마리를 말합니다.
겨릿소를 부릴 때에는
일을 잘하고 경험이 많은 소를 농부 쪽에서 볼 때 왼쪽에,
일을 잘 못하고 경험이 적은 소는 오른쪽에 세웁니다.
왼쪽에 서는 소를 ‘안소’라고 하고,
오른쪽에 서는 소를 ‘마라소’라고 부릅니다.
마라소는 안소를 따라 자연스럽게 일을 배웁니다.
마라소는 시간이 흘러 일을 배우고 경험을 쌓으면 안소가 됩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태 11,28-30).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과 함께 멍에를 메자고 초대하십니다.
당신과 함께 겨릿소가 되자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멍에를 메는 것은 비록 힘이 들겠지만,
예수님께서 몸소 안소가 되시어
우리가 진 짐을 가볍게 해 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우리 삶의 무거운 짐도 가벼울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도 누군가가 힘들어할 때에
그 곁에 조용히 다가가 안소가 되어 준다면
그가 진 짐도 한결 가벼워질 것입니다.
성숙한 신앙인은 믿음이 약한 형제와 함께 멍에를 메고
동행하며 배려해 주는 사람입니다.
전승규 아우구스티노 신부님, 매일미사 묵상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