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적을 위한 세 가지 조건

사랑의 기적을 위한 세 가지 조건
주변에서 일어나는 큰 사건사고들을 바라보면서 한 가지 느낀 것입니다. 신문을 장식하는 큰 사건들은 꼭 담당자나 책임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 없다보니 초기대응이나 진화가 어렵게 되고 문제는 더 커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큰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제자들 사이로 돌아오셨을 때는 이미 사태를 수습하기 힘들 정도로 일이 커져서 제자들은 큰 궁지에 몰려있었습니다. 제자들이 노회한 율법학자들과 군중들에 의해 코너로 몰려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 어서 빨리 자초지종을 내게 말해 보거라.” 그러나 제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들입니다. 사도들은 창피하기도 하고 스승님이 도착하기 전까지 율법학자들과 군중들로부터 계속 공격을 받아 수세에 몰려있었기에 다들 정신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때 보다 못한 한 사람이 나서서 그간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스승님 사실은 이렇습니다. 제 아들이 악령에 들려 괴로워하기에 스승님의 제자들에게 제 아들 안에 들어있는 악령을 좀 쫓아내 달라고 청했지요. 그런데 스승님의 제자들이 백방으로 노력해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사실 제자들의 구마활동은 실패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의아스런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으로부터 교육받고 능력을 부여받아 예수님 못지않은 치유와 구마능력을 이미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오늘따라 실패를 했을까요?
제자들이 실패한 것은 자신들이 부여받은 능력에 대해 너무 과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겸손의 덕이 부족했던 것이지요. 능력이란 어디서 오는 것입니까? 당연히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온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능력이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들에게 부여된 것이기에 당연히 하느님 아버지의 것입니다. 사실 제자들은 하느님 아버지의 권능의 도구요 연장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 도구인 사람들이 하느님 아버지의 능력을 사용할 때 마다 필요한 것이 강한 믿음과 지속적인 겸손, 그리고 열렬한 기도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제자들을 그것을 망각한 것입니다. 자신들의 손으로 놀라운 치유가 이루어지고 기적이 일어나니 잠깐 ‘햇가닥’ 한 것입니다. 갑자기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우쭐한 마음, 자만심으로 가득 찼던 것입니다.
제자들의 실패는 결국 자신들의 책임이었습니다. 치유활동을 시작하기 전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 아버지의 도움을 청하며, 자신은 부족한 도구일 뿐임을 솔직히 고백하며, 이 부족한 도구를 통해서 하느님 사랑의 기적을 베푸시라고 열렬히 기도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오늘 사랑의 기적을 계속해나가야 하는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조건이 있습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강한 믿음, 나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그저 하느님 아버지의 부족한 도구일 뿐이라고 외치는 참된 겸손, 그리고 순수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드리는 간절한 기도가 오늘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