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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생을 빛나게 하는 버림의 미학

인생을 빛나게 하는 버림의 미학

요즘 일본의 한 젊은 여성이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정리 컨설턴트’라는 독특한 직업을 갖고 있는 곤도 마리에입니다. 그녀는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가장, 아무리 치워도 치워도 늘 그대로인 집안을 방문해서 정리정돈 잘하는 법을 가르쳐준답니다.

그녀가 출간한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란 책은 정리정돈 잘하는 비결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 결론은 과감하게 ‘버림’입니다.

그런데 지니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버리게 되면 당장 필요한 물품이 생길 텐데, 그럼 버린 물건을 또 사야 되는 불편함을 겪게 되기에, 버리는 데 있어서도 하나의 기준이랄까 원칙이 있어야 되는데 그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하나 만져보고 가슴이 설레는 물건이라면 남기고, 그렇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라!’

참으로 흥미로운 사실이 한 가지 있습니다. 사이비 끼가 강한 종교일수록 모으라고 가르칩니다. 모아서 자신에게 갖다 바치라고 목청을 높입니다. 반면에 제대로 된 종교일수록 버리라고 외칩니다. 그리고 나누라고 가르칩니다.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교는 버림의 미학을 더욱 강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한 술 더 뜨십니다. 현찰이나 부동산뿐만 아니라 집이나 형제나 자매, 가족들까지도 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나는 과연 무엇을 버렸는가, 돌아봅니다. 사실 꽤 많이 버렸습니다. 수도자가 되기 위해 가족을 떠나왔습니다. 직장도 떠나왔습니다. 돈은 이미 다 버렸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제는 더 이상 버리려고 해도 버릴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직도 갈 길이 구만리였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알량한 자존심을 버리랍니다. 불쑥불쑥 솟구치는 교만한 마음을 버리랍니다. 수시로 다가오는 이기심, 탐욕, 용서 못하는 마음, 분노, 상처… 세어보니 끝도 없이 버릴 것이 남아있었습니다.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한 목록을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한꺼번에 다 버리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하루에 한 가지씩, 아니면 일주일 혹은 한 달에 한가지씩이라도 버리는 작업을 시작해봐야 하겠습니다.

버리고 또 버리다보면 언젠가 반드시 더 큰 것을 얻게 되겠지요. 다 버리고 나면 완전한 무소유 상태에 도달하겠지요. 바로 그때 세상의 가장 밑바닥에 계시는, 그래서 세상을 지탱하고 계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겠지요.

이 지상에서부터 열심히 버리기 연습에 투신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특별한 선물이 주어질 것입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이 세상 어디 가도 얻을 수 없는 잔잔한 내면의 평화, 마음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참된 기쁨, 이를 바탕으로 한 확실한 하느님 현존 체험이 선물로 주어집니다. 그래서 이 지상에서부터 하느님 나라의 맛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다시 한 번 물적인 버림은 물론 영적인 버림 작업에 과감히 투신하기 위해 노력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버림이 단순히 나 자신의 홀가분함을 위한 버림이 아니라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한 버림, 그리고 가난한 이웃과의 나눔을 위한 버림이 되면 더욱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