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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느님 위치의 재설

하느님 위치의 재설정

스마트폰 어플 가운데 ‘뇌구조 테스트’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면 뇌(생각) 속에 어떤 것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그림으로 분석해줍니다.

내 삶을 채우고 있는 요소들, 내 삶 안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생각들, 내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생각해봤습니다.

신분에 맞지 않게 너무나 세속적이어서,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매일 매일 책상 앞에 쌓이는 산더미 같은 일들, 회의들, 서류 업무들, 그리고 틈만 나면 하고 싶은 다양한 종목의 운동들, 취미활동, 건강관리, 월화드라마…

그런데 정작 가장 많은 퍼센티지를 차지해야 할 분, 하느님, 그분과의 만남을 위한 개별적인 노력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요한 복음사가는 하느님의 위치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명확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그동안 소홀히 해오고 등한시 해왔던 하느님의 위치를 다시금 재설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상 모든 것 위에, 다른 모든 것에 앞서 내 삶의 최우선 순위로 다시 한 번 하느님을 자리매김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 내가 가장 아끼는 사람, 내 모든 것을 다 바쳐 존경하고 헌신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누가 뭐래도 그는 내 인생의 No. 1이며 그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역시 당연히 내 사랑에 상응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마땅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가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향해 계속 눈길을 돌립니다. 그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향해 방긋방긋 웃으며 다가갑니다. 그런 순간 느낄 배신감과 비애감은 하늘을 찌를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 각자를 향한 극진한 사랑 때문에 이 땅에 내려오셨습니다. 이 지상에 잠시 머무시는 동안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를 향한 당신의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우리를 얼마나 끔찍이 사랑하시는지를 온 몸과 마음으로 잘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를 일회적이거나 일시적으로가 아니라 영원히 구원하고 영원히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십자가 위로 올라가셨습니다.

이런 무한정의 사랑, 정말이지 우리를 향한 불타는 사랑, 이글거리는 뜨거운 사랑, 어찌 보면 바보 같은 사랑을 끝도 없이 우리에게 보내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나 우리의 태도는 너무나 냉랭합니다. 감사는커녕 그 큰 사랑을 헤아려보지도 않습니다. 거의 배은망덕 수준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작업이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들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하느님, 우리 뇌리 속에서 점차 외곽으로 밀려나시는 하느님을 다시 한 번 삶의 중심으로, 정신이나 사고의 중심으로 회복시키는 작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