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않고도 믿는 믿음의 삶으로 넘어갑시다!
7월 3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잠깐 다른 볼일 보러 나갔다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발현하신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던 토마스 사도는 얼마나 마음이 답답하고 억울했을까요? 토마스 그는 그 답답함과 억울함을 이렇게 하소연 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 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요한20,25)
신앙의 성장에 있어서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던 토마스 사도였습니다. 제가 예수님 같았으면 불같이 화를 내며 ‘왜 그리 믿음이 약하냐? 언제까지 그 따위로 살거냐?’며 호통을 칠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발현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너무나 자상하고 따뜻합니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 20,27)
복음서 내에 토마스 사도가 자신의 손가락을 구멍 뚫린 예수님의 손과 옆구리에 넣어봤다는 표현은 없지만, 그의 성격상 끝까지 세심하게 확인해봤을 것입니다.
자신의 손가락을 구멍뚫린 예수님의 옆구리에 직접 넣어봤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이런 신앙 고백을 하게 됩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 20,28)
토마스 사도의 늦었지만 장엄한 신앙 고백 앞에 예수님께서는 각별한 말씀 한 마디를 덧붙이십니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
사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 옛날 토마스 사도를 위한 말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오늘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우리 가운데 단 한 명도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목격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는 그분께서 주신 믿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믿음 하나 단단히 붙들고 우리 앞에 펼쳐지는 희미한 안갯속 같은 신앙 여정을 걸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자신들의 눈으로 직접 목격한 사도들의 기쁨은 지극히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것이었습니다. 사도들은 자신들의 눈으로 확인한 주님 부활의 그 기쁨을 가슴에 안고 ‘보지 않고도 믿는’ 믿음의 삶으로 나아갔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신앙 여정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해나가면서 종종 체험하는 강렬한 신비 체험이나 은총 체험들은 평생 지속되지 않습니다. 일생에 단 한번 혹은 두세번 뿐입니다. 그 은혜로운 체험을 가슴에 안고 믿음의 삶, ‘보지 않고도 믿는’ 믿음의 삶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