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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든 사람이 다 포기한 인생에게 조차도 희망을 두시는 주님!

3월 23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절체절명의 순간 보여주신 예수님의 대응은 참으로 독특합니다 “몸을 굽히시어 땅에 무엇인가 쓰기 시작하셨다.”(요한 8,6)

예수님의 이 행동은 다분히 의미심장하리라 여겨집니다. 여러 성경 학자들이 예수님의 이 행동에 대해 깊이 묵상하고, 진지하게 탐구해왔지만 정확한 개념파악은 아직 미흡합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땅바닥에 글을 쓰시며 심사숙고하셨을 것입니다. 잠시 침묵 가운데 상황을 파악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준비하셨을 것입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침묵하시면서 하느님 아버지께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지혜를 청하기 위해 간절히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이윽고 고개를 드신 예수님, 안쓰럽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여인과 율법학자들을 바라보시던 예수님께서는 단 한 마디 말씀을 던지십니다. “너희들 가운데 누구든지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간단한 한 마디 말이지만 이 말씀은 한 여인을 죽음에서 구하시는 생명의 말씀이었습니다. 적대자들을 일순간에 물리치시는 승리의 말씀이었습니다.

죽음을 향해 걸어가던 한 여인, 완전히 갈 때 까지 간 여인,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수 없었던 속수무책이던 여인, 그 여인을 다시 한번 일으켜 세우시는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해방자 예수님, 새 인생을 되찾아주시는 예수님, 단죄가 아니라 위로와 격려만을 주시는 예수님, 모든 사람이 다 포기한 인생에게 조차도 희망을 두시는 예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단죄가 아니라 구원’ 때문이라는 사실, 얼마나 감사해야 할 일인지요.

오늘도 죄 많은 여인 안에 자리 잡고있는 제 인생의 짙은 어두움을 바라봅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다 도토리 키 재기입니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 여인이나 저나 조금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마치 밥 먹듯이 지어온 숱한 죄와 과오 속에 살아온 제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물론 정말 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으로 인해 다시금 희망을 갖습니다. 우리의 죄가 진홍빛 같을지라도 죄질이나 죄값은 뒷전이신 예수님, 오직 우리들의 해방, 구원, 영원한 생명에만 관심이 지극하신 자비의 예수님 때문에 오늘 다시 한번 힘을 내야겠습니다. 힘차게 일어서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