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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점점 소멸되고 사라지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야겠습니다!

1월 21일 [연중 제3주일(하느님의 말씀 주일)]

눈에 보이는 이 세상 것에 모든 것을 다 걸고 살아가는 오늘 우리, 작은 풍파나 고통에도 일희일비하고 울부짖는 오늘 우리를 향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형제 여러분,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입니다. 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우는 사람은 울지 않는 사람처럼, 기뻐하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는 사람처럼, 물건을 산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처럼,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은 이용하지 않는 사람처럼 사십시오.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1코린 7,29~31)

요약하니 이 세상에 모든 것을 걸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세상 것들 다 지나가고 다 떠나가니, 그러려니 하고 마음 크게 먹으라는 말씀입니다. 지금 우리 눈에 엄청 대단해 보이는 것들,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니, 너무 연연해 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작아지는 것에 너무 슬퍼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외로워지고 허망해지는 것도 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겠습니다. 점점 소멸되고 사라지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야겠습니다. 나이 들어갈수록 한쪽 발은 지상에 두지만, 다른 한쪽 발은 천상으로 옮겨가야겠습니다.

사실 우리가 꼭 움켜쥐고 있는 것은 재물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자신이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이미지를 놓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고수해온 정치적·사상적 성향 역시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나만의 영역, 나만의 틀을 양보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자신의 나약함과 비참함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수십 년 전에 받은 상처와 수모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막막한 미래에 대한 불안도 떨치기 어렵습니다. 말이 쉽지 놓아버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결코 내게 호의적이지 않은 현실을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좀 더 쉽게 놓아버릴 수 있습니다. 나는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할 때, 자신의 부족함을 기꺼이 수용할 때, 우리는 좀 더 편안하게 놓아버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들어야 합니다. 더 많이 소유할수록 서로 다투며 소송을 걸게 되지요. 소유는 하느님과 이웃 사랑에 매우 위험한 장애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재물을 가지지 않습니다.”(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