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칼럼

성모님께서 내 가까이 계신다는 느낌, 내 인생 여정을 밀착 동반하신다는 느낌!

10월 7일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제 지난 성소 여정을 소개하는 한 인터뷰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밤늦은 시간 두시간 넘게 인터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을 돌아보니 참으로 부끄럽기도 하고, 비참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감사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제 인생을 돌아보면서 내린 결론 한 가지는 주님께서는 부러져버린 갈대도 꺾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정말이지 제게 큰 자비를 베푸셨구나, 하는 느낌이 인터뷰의 결론이었습니다.

인터뷰하면서 제가 가장 간절히 기도했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십여년간의 긴 초기 양성기를 끝내고 종신서원을 목전에 둔 때, 제대로 큰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성소에 대한 의지는 확고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긴 초기양성 기간동안 차곡차곡 쌓였던 스트레스가 원인이었습니다. 돌아보니 제 성향이 오랜 회사 생활에 길들여있었던 터라 수도원 들어와서도 예스맨이었습니다. 싫어도 싫다고 내색하지 않고 늘 겉으로만 웃으며 지낸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뚜렷한 병명도 모른 채 2년 가까이 투병 생활을 했습니다. 어떻게든 한번 회복해서 종신서원도 하고 부제품도 받아야지 하는 강박관념이 병을 더 키웠습니다. 마침내 공동생활도 하기 힘들 정도로 정신적 심리적으로도 맛이 가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마침 저희집 근처에 큰 규모의 성모당이 있었는데, 루르드의 성모님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너무나 억울한 생각에, 틈만 나면 거기 가서 하느님께 어찌 제게 이러실 수 있냐며 따졌습니다. 그리고 항상 손에 묵주를 들고 셀 수도 없이 많은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그렇게 밤낮없이 묵주기도를 바치던 어느 날 제 내면 깊숙한 곳에서 이런 느낌이 올라오는 것이었습니다. 성모님께서 제 가까이 계신다는 느낌! 성모님께서 아들 예수님을 향해 뭔가 부탁하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수님, 이 불쌍한 아이 좀 잘 봐주세요. 젊은 애가 잘 먹지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고, 얼마나 가련합니까? 거기다 건강 문제로 수도원까지 나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꼭 좀 일으켜 세워주세요.”

그 친밀하고 따뜻한 성모님 현존의 느낌, 그것이 저를 일으켜 세워주셨습니다. 성모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고, 언제나 주님께 저를 위해 전구해주신다는 느낌 그 이후에, 기적처럼 불안하던 마음이 편안해졌고, 원인 모를 병도 조금씩 사라져갔습니다.

성모님을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셨던, 아니 너무 과하게, 지나치게 사랑하셨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이런 멋진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성령과 성모님의 현존과 동반에 대한 명료한 의식은 활기찬 신앙생활을 위한 첫째가는 비결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