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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느님의 우리 인간을 향한 이 어처구니 없는 사랑, 상상을 초월하는 사랑, 기막힌 사랑!

3월 22일 [사순제5주간 월요일]

제 어린 시절 함박눈이 펄펄 내리던 겨울날 기억이 생생합니다. 뭐가 그리도 좋았던지 강아지처럼 산으로 들로 그렇게 뛰어다녔습니다. 추위도 잊고 신나게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곤 하던 어느 순간, 온몸이 와들와들 떨리면 마지 못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안으로 들어오면 연탄난로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화력이 절정일 때는 난로 표면이 빨갛게 달아오르곤 했습니다. 장난삼아 뭉쳐진 눈덩이를 빨갛게 달아오른 난로 위에 얹곤 했었는데, 어린 제 눈에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눈덩이는 고체 상태에서 액체 상태도 거치지 않고 순식간에 기체가 되어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젠가 태양같이 뜨거운 하느님 사랑을 만나는 순간, 그간 켜켜이 누적되어온 우리의 모든 죄는 눈덩이 사라지듯 순식간에 사라지리라 저는 믿습니다. 하느님을 대면하는 순간 우리의 죄뿐만 아니라 우리의 허물이며 부족함, 나약함이나 갈등, 고통과 상처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자비하신 하느님의 얼굴을 한번 뵙는 일입니다. 살아생전 용광로보다 더 뜨거운 하느님의 사랑을 온몸으로 한번 체험하는 일입니다.

그 순간 우리가 체험하게 될 은총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새 인생이 시작됩니다. 새로운 세계관이 열립니다.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 순간은 어떻게 보면 한 인간이 다시 태어나는 순간입니다. 한 인생이 태초의 상태를 회복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우리 인간을 향한 이 어처구니 없는 사랑, 상상을 초월하는 사랑, 기막힌 사랑으로 인해 우리는 어두웠던 과거를 떨치고 눈보다 더 깨끗하게 변화될 것입니다. 오늘 기적처럼 예수님을 만난 한 가련한 여인처럼 말입니다.

예수님과의 은혜로운 만남으로 인해 오랜 악습과 방황을 마무리짓고 새 삶을 얻은 여인을 가리켜 교회 전승은 ‘순결한 창녀’라고 했습니다. 순결한 창녀, 이것은 바로 우리 모두의 모습입니다. 우리 교회의 모습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죄인인 우리를 향해, 또 죄인들의 공동체인 교회를 향해 이렇게 외치고 계십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겠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 복음 8장 11절)

예수님께서 땅바닥에 무언인가 쓰셨다고 복음사가는 전하고 있는데 사실 땅바닥은 여인의 가슴이었습니다. 그 땅바닥은 죄와 타락과 방황으로 얼룩진 여인의 마음이자 우리 각자의 마음입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땅바닥이 아니라 살아있는 우리들 마음 하나 하나에 당신 손가락이 아프도록 꾹꾹 눌러 또 다른 한 말씀을 새겨주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내 아들들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딸들아, 너희들이 아무리 죄가 많아도, 너희들이 아무리 부족해도, 다 괜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를 사랑한단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